24시간 이내 수락율
4.86% → 5.23%
*배포 후 일주일 간 데이터
Product Designer, PM
이 글에서는 최근 만들고 있는 이사 서비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사 서비스는 인테리어 시공이나 가구 배송과는 결이 조금 다른 영역이에요. 파트너사와 고객, 두 축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성립하는 프로덕트였거든요. 이 글에서는 그 두 사이드를 함께 만족시키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들려드릴게요.
오늘의집에서 이사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면, 주변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아요.
"이사는 원래 하던 카테고리 아니지 않아요?"
"인테리어 플랫폼이 왜 이사까지 하나요?"
"이사는 그냥 저렴한게 최고인 것 아닌가요?"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저희 팀이 풀고 싶었던 문제는 단순히 이사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어요. 저희팀이 풀고 싶은 문제는 오랫동안 이사 시장에 존재해온 드립 프라이싱(drip pricing) 문제를 푸는 것이었죠.
사실 드립 프라이싱은 이사 시장에는 관행 같은 문제에요. 처음 안내받은 견적가와 실제 청구되는 최종 금액이 달라지는 경험이 빈번하니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쾌한 경험이고, 시장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했어요.
이 문제는 비즈니스 쪽 해법만으로는 풀리지 않았어요. 프로덕트가 함께 움직여야 했죠. 그래서 오늘의집은 '책임보장'이라는 이름의 직접 중개 모델을 택했어요. 고객이 인테리어나 가구를 살 때 응당 기대하는 오늘의집의 서비스 퀄리티를, 이사 서비스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사는 언뜻 단발성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은 오늘의집이 오랫동안 쌓아온 양질의 O2O 서비스 생태계, 그리고 브랜드 자산 위에서 충분히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었어요.
문제는 이 모델이 성립하려면, 파트너사와 고객이라는 두 개의 사이드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좋은 매칭 구조를 설계해도, 파트너사가 떠나면 소용없어요. 파트너사가 플랫폼에 남는 이유는 결국 하나예요. "여기서 확보하는 리드가 질이 좋다"는 확신이 있을 때죠.
그래서 첫 번째로 챙긴 건 파트너사가 플랫폼 안에서 양질의 고객 리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경험이었어요. 아무 리드나 많이 붙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이사 니즈가 확실한 고객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었죠.
이 솔루션을 구체적인 프로덕트로 옮긴 게 이사 신청 플로우예요. 짐 사진과 영상을 항목별로 촬영하게 하고, 가전과 가구를 세부 항목까지 직접 선택하게 한 뒤, TV나 세탁기 같은 개별 품목의 종류·크기·수량까지 입력받도록 설계했어요. 여기에 선호 시간대와 이사 견적에 필요한 세부 정보까지 신청 단계에서 미리 입력받도록 플로우를 추가했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신청 정보는 파트너사 입장에서 방문 견적 없이도 정확한 견적을 산출할 수 있는 수준의 리드가 돼요. 헛발질하는 영업이 줄고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리드를 받을 수 있어야, 파트너사도 오늘의집이라는 채널에 계속 투자할 이유가 생기니까요.
실제로 배포하고 나서 효과를 확인했어요. 배포 후 6일간 데이터를 보면 24시간 이내 수락률이 4.86%에서 5.23%로 6.8% 올랐고, 같은 기간 최고치인 5.30%까지 찍었어요. 같은 기간 신청 건수는 20.8% 줄었는데 수락 건수는 15.3%만 줄었어요. 신청이 더 크게 줄고 수락은 상대적으로 덜 줄면서 수락률이 올라간 구조였죠.
흥미로운 건 짐 정보를 입력한 유저와 입력하지 않은 유저의 개인별 수락률 차이는 -1.2pp(85.5% vs 86.7%)로 거의 없었다는 점이에요. 입력했다고 해서 그 사람 개인의 신청이 더 잘 수락되는 건 아니었던 거예요. 그런데도 전체 수락률은 올랐죠. 입력 단계가 개인 단위의 신호라기보다 '필터'로 작동해서, 의도가 약한 신청을 사전에 걸러내고 신청 풀 전체의 유효 신청 비중을 높인 결과로 해석했어요.
물론 신청 자체가 20.8% 줄어든 건 계속 지켜봐야 할 가드레일 지표예요. 관측 기간이 6일로 짧아 계약 완료까지 이어지는 전환은 아직 확인 전이고요. 다만 수락 총량은 크게 보전되면서 수락률이 오른 걸 보면, 매칭 시장 전체의 효율은 개선된 방향이었어요.

24시간 이내 수락율
4.86% → 5.23%
*배포 후 일주일 간 데이터
전체 수락건수
15.3%
두 번째는 고객 쪽이었어요. 이사가 필요한 고객들이 투명한 가격 정보를 가진 파트너사와 더 잘 매칭되도록 하는 것.
드립 프라이싱 문제의 본질은 결국 '정보 비대칭'이었어요. 고객은 최종 금액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로 계약을 맺어야 했죠. 그래서 매칭 화면에서부터 가격 정보를 먼저 보여주기로 했어요. 파트너사를 찾는 동안 '40평대 평균 견적'처럼 최저·평균·최고가를 먼저 보여줘요. 최근 3년간 오늘의집에서 실제로 오간 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값이라, 고객은 매칭이 끝나기 전부터 자신의 이사 조건이 시장에서 대략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어요.
또 견적을 입력하는 허들을 넘기 전, 매칭 단계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오늘의집에 양질의 파트너가 많이 활동한다는 걸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평점과 리뷰 수를 기반으로 지역별 파트너 리스트를 볼 수 있는 피드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어요.
매칭이 진행되면 파트너사별로 평점과 리뷰 수, 예상 견적을 함께 보여주고, 바로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열어둬요. 정보를 숨기지 않아도 선택받을 수 있다는 걸 파트너사도 체감해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이 구조가 지속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두 사이드 중 하나만 만족시키는 건 어렵지 않아요. 파트너사만 챙기면 고객 신뢰를 잃고, 고객만 챙기면 파트너사가 이탈해요. 결국 프로덕트가 풀어야 했던 건 이 둘이 동시에 성립하는 지점을 찾는 일이었어요.
'2개 사이드 고객이 존재하는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건, 그 교집합을 계속 좁혀나가는 과정이라는걸 배울 수 있는 프로젝트였어요.